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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범벅 공장에서 스프링클러도 없었다" — 대전 안전공업 화재, 14명을 삼킨 '예견된 참사'의 전말

남차장 2026. 3. 2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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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범벅 공장에서 스프링클러도 없었다" — 대전 안전공업 화재, 14명을 삼킨 '예견된 참사'의 전말

2026년 3월 29일 · 사회

3월 20일 점심시간, 대전 대덕구 문평동의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약 170명이 근무하던 안전공업 공장은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고, 1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고 발생 9일이 지난 지금, 이 참사가 왜 '예견된 인재'로 불리는지 정리해 봅니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나

3월 20일 오후 1시 17분, 안전공업 동관 1층에서 화재가 시작됐습니다. 때마침 점심시간이라 많은 직원들이 휴게실이나 체력단련실에서 쉬고 있었고, 초기 대응이 어려웠습니다. 신고 접수 9분 만에 소방 대응 1단계가 발령됐고, 23분 만에 2단계로 격상됐습니다.

문제는 공장에 보관된 금속 나트륨이었습니다. 나트륨은 물과 접촉하면 폭발하는 위험물질로, 물을 이용한 일반적인 소화 작업이 불가능했습니다. 소방당국은 포소화약제를 활용해야 했고, 진화에만 약 10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14명의 실종자는 결국 전원 사망이 확인됐습니다. 이 중 9명은 건축 도면에도 없는 불법 증축 헬스장에서 발견됐습니다. 창문도 없는 밀폐 공간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예견된 인재'라 불리는 이유

사고 이후 드러난 정황들이 충격적입니다. 과거 이 공장을 방문했던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들은 공장 내부에 절삭유 증기(유증기)가 자욱하게 차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안경에 기름이 묻어나올 정도였고, 철제 계단 손잡이에는 오일미스트가 이슬처럼 맺혀 있었다는 겁니다.

전·현직 직원들의 온라인 게시글도 속속 발견됐습니다. 2023년에는 "폐 질환과 폭발화재 등 사고가 빈번해 목숨을 담보로 하는 생산활동이 불안하다"는 글이, 2024년에는 "환경이 너무 안 좋고 개선 의지가 있으나 윗선에서 막는 느낌이 강하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올해 1월에도 "유증기 기름 범벅에 절삭유 찌꺼기가 판을 친다"는 내부 고발성 글이 게시됐습니다.

게다가 여러 차례 증축을 했음에도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고, 화재 당시 경보가 울렸다가 곧바로 꺼진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2년 전 아리셀 배터리 공장 폭발 사고의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수사·후속 조치는 어디까지

노동당국은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 6명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습니다. 23일에는 본사와 대화동 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됐고, 업무용 PC와 휴대전화 등 256점이 압수돼 디지털 포렌식 분석이 진행 중입니다.

손 대표는 26일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족에게 사과했지만, 불법 증축 여부나 안전 개선 요구 묵살 의혹에 대해서는 "기억이 없다", "모르겠다"는 답변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뒤에서는 사망 직원을 탓하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화재 현장을 직접 방문해 "정부가 손해를 보더라도 유가족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유가족 요청을 직접 수첩에 메모하는 모습이 알려졌습니다.

안전공업은 어떤 회사인가

1953년 설립된 안전공업은 현대차그룹 협력사로, 자동차·선박용 엔진 밸브를 생산하는 중견기업입니다. 지난해 기준 매출 1,351억 원, 종업원 364명 규모입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용 고성능 밸브를 생산하며 국내외 완성차 시장에 부품을 공급해 왔습니다.

📌 사고 개요
• 일시: 2026년 3월 20일 오후 1시 17분
• 장소: 대전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공장
• 피해: 사망 14명, 부상 60명 (중상 25명·경상 35명)
• 진화: 약 10시간 30분 소요
• 수사: 대표이사 등 경영진 6명 입건·출국금지
• 쟁점: 불법 증축, 스프링클러 미설치, 경보 오작동, 유증기 관리 부실
※ 안내
본 글은 2026년 3월 29일 기준 공개된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수사 및 합동감식이 진행 중입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향후 수사 결과를 통해 확정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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